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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AN FOLLY 2016

Moran Folly 2016

​폴리는 원생의 감각을 담는 매개체이다. 인간은 감각을 다섯 개로 분류하여 편의상 인식의 체계에 맞추었다. 하지만 이러한 구분이 별다른 의미가 없다. 감각의 유와 종은 어떠한 측면에서는 무한하며, 어떠한 면에서는 단 하나이다. 촉각. 모든 감각은 촉각의 일종이며 분화이다. 원생의 감각은 분화되기 이전의 감각. 시각, 청각, 후각, 미각이 모두 촉각으로 융해되어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폴리의 내부는 촉각의 공간이다. 이때 촉각은 감각이 모두 분화되고 남은 찌꺼기로서의 촉각이 아니라 분화되기 이전의 촉각이다. 무수히 많은 끈들이 만들어내는 공간을 경험하려면 끈의 장막으로 들어가야 한다. 끈은 밀도가 다르게 배치된다. 밀도에 따라 감각의 강도가 달라진다. 폴리 안에는 촉각만이 존재하는 영역이 있으며 다른 감각을 열어주는 영역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개념적 설정자체가 모순이라는 점이다. 이미 인간의 감각은 분화되어버렸기 때문에 원생의 감각은 실제로 허구의 감각이다. 인간은 진화의 궤도에서 시각에게 모든 감각의 지배권을 내어주었다. 시각의 지배성은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현대인이 경험의 주체인 이상 원생의 감각은 시각을 통해서 유도된다. 감각의 끈들은 강렬하다. 폴리의 형태는 시각적으로 기하학적이고 단순한 원형이다. 가장 찬란한 시각적 감각이 사라질 때, 원경이 아닌 극도의 근경이 솟아오를 때 순간순간 원생의 감각의 실마리를 엿볼 수 있다. 바보의 건축 폴리에서.

기간  2016.10 -  2016.11

전시장소 모란미술관


Moran Folly 2016

Minwon Song(MW'D.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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